B는 한때 X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흔히들 생각하고 말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X는 B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그것도 전화로 이별을 알린다. 당연한 일이지만 처음에 B는 괴로워한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 것처럼 점차 마음을 추스른다. 드라마 대사처럼 삶은 지속되는 법이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흐른다.
─ 로베르토 볼라뇨 선집, 『전화』
수화기 건너편,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찰나의 시간 동안의 외로움.
또는 서로 통화는 하고 있지만 좀처럼 대화가 연결되지
않는 데서 오는 외로움을 느껴 본 적, 있으신가요?
삶의 변방을 떠도는 방랑자들의 시간,
그 가운데 녹아든 섬세한 풍자와 은근한 위트가 담긴
로베르토 볼라뇨의 단편집 『전화』를 소개합니다.
작품 속 인물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한쪽이
실종된 상태로, 전화나 편지로만 간간이 소통하는 상황.
물리적인 거리는 심리적 거리로 연결되고,
이러한 상황과 관계가 만들어 내는 거리감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가 작품 전체를 관통합니다.
라틴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거장 로베르토 볼라뇨.
삶을 바라보는 볼라뇨의 시선이 담긴 단편집 『전화』를
강렬한 느낌의 표지화 전시회와 함께 만나 보세요.
*도서 정보: http://goo.gl/1zQYiw
*전시 정보: http://goo.gl/n3M96j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
